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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찾게 된 부모님은 좋으신 분들이었지만, 엄마와는 달랐다. 루를 안아주지도 않았고, 자장가를 불러주거나 함께 놀아주지도 않았다. 대신 그들은 루의 이야기를 잠깐 듣더니 가까이 다가와 루의 굳은 살이 배긴 손을, 이리저리 멍이 가득한 깡마른 다리를 보았다. 그리곤 잠시 울었다. 가엾은……. 훔쳐 갔으면 잘해줬어야지 저 어린 것을 굶기고, 일을 시키고. 뭔가 오해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엄마는 루에게 잘해줬다. 루를 사랑해줬다. 루를 굶기지 않으려고 허리가 구부러지도록 일을 했는데도…….

  루를 내보낸 부모님은 사람을 시켜 씻기고 먹이고 재웠다. 학교를 보내고 선생을 붙였다. 학교는 즐거웠지만 집에 돌아가면 숨이 막혔다. 꼼짝없이 집에서 공부만 해야 했다. 배움은 즐거웠지만, 가끔 부모님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할 것만 같아 두렵기도 했다. 이렇게나 부족함 없는 형제들이 많은데 왜 나를 찾아 데려온 걸까. 그냥 잊어버리고 살았다면 좋을 텐데.

그러다 문득 영이 루에게 한 말에 철렁 심장이 내려앉고 마는 것이다.

 

“루가 없었던 때, 부모님들의 상심이 제법 크셨겠습니다. 그런 제약은 그럼, 루를 걱정하고 위하는 의미가 강하겠네요.”

 

  그런가. 당신들도 나를 잃어버린 이후로 쭉 생각했을까. 이 모든 구속과 훈육은 사랑의 다른 이름일까.

 

“집에 다시 돌아가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은 건가요. 아직 잘 모르시는 거 보면.”

 

  그러나 루는 제가 서툴 때마다 부모와 형제가 내비치는 동정의 눈빛이 더없이 부끄럽기만 해서. ……시간이 꽤 지났음에도 잘 모르겠다. 우리는 이미 서로를 이해하기엔 너무 늦은 것은 아닌지. 그래서 루는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달리 물어볼 사람이 없었다.

 

“가난해서 어린 자식에게 일을 시키는 부모는…… 부모 자격이 없는 걸까요?”

 

  부모가 셋이지만, 부모가 셋이라서 잘 모르겠다. 어떤 부모가 더 맞는 것인지. 남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갈피라도 잡을 수 있을 것만 같아서. 아, 루는 결코 지금의 부모에게 상처입히고 싶지 않았다. 자신이 실수하여 그들을 서운하게 만들었다간 미안해 울어버릴지도 몰랐다.

 

  루는 그저, 그저 단지.

  어머니의 변호를 해주고 싶었던 걸지도 모른다. 지금 생활과는 비교도 안 되지만, 길이 험해 찾아가지도 못하는 그 산골 어드메, 저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는 어수룩한 여자 아래에서 자신은 행복했다고. 그럭저럭 근사한 유년이었다고……. 저를 빼앗긴 여자에게 말해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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