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샤오 루는 꿈을 꾼다. 어릴 적에 제가 살던 동네의 문턱으로 돌아가는 꿈. 비록 길이 너무 험해서 어떻게 가는 지는 잘 모르지만, 동네의 문턱부터는 훤하게 꿰고 있으니까. 루는 사슴처럼 빨리 달려 제가 뒤로 한 이 작은 마을이 크게 달라지진 않았는지 구석구석 확인한다. 여전한 모습에 숨을 돌리고 있자면 문득 제가 딱 하나 살피지 못한 곳이 있단 걸 떠올린다.
그 어떤 장소보다 가고 싶었음에도 어쩐지 발걸음이 무거웠다. 아, 꿈속에서조차 루는 겁을 내고 있던 것이다. 그 작고 허름한 집이 사라졌을까 봐. 한 평생 저를 키웠던 여자가 그 집 안에 없으면 어쩌나…….
느릿느릿, 고개를 넘어 이 구석진 시골 마을에서도 가장 구석진 집에 도착하고 나면, 그곳은 허름한 터만 남아있다. 곧장 쓰러질 것만 같았던 집은 사라져있고, 몇 안 되던 장독대마저 없어진 지 오래다. 그럼 샤오 루는 번뜩 악몽에서 깨어나 식은 땀을 닦아내고는 받는 이가 어디 사는지 몰라, 부치지도 못하는 편지를 쓰는 것이다.
어머니, 잘 지내시나요.
저는 잘 지내요.
…
멈칫한 붓에서 배어 나온 먹은 다 번져가는데
아침이 올 때까지 루이씨綠熙라는 이름은 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