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사는 10대라면 모두 카르마 젠킨슨을 알았다. 베버리힐스 고등학교에 다니는 그는 연예인은 아니었으나, 셀러브리티인 동시에 트러블메이커이기도 했다. 매일 학교에서 기행을 저질렀고, 밤에는 파티를 열었으며, 남녀를 가리지 않고 애인을 갈아치웠다. 무난한 고등학교 생활을 보내는 아이들은 카르마의 하이틴 영화스러운, 지나치게 유별난 행보를 보며 대리만족을 느꼈다. 너무 과격하다며 혀를 차던 아이들마저 결국에는 그의 매력에 빠져 그가 나온 인스타나 틱톡을 찾아봤다. 그는 또래들의 우상이었다.
결국 알디크 스카스가드는 베버리힐스 고등학교에서 거의 유일하게 카르마를 싫어하는 인물이 됐다.
알디크는 그냥 평범하게 학교를 다니고 졸업하고 싶을 뿐이었다. 하지만 이 빌어먹을 고등학교에서 카르마를 싫어하거나 관심 없다는 티를 내면, 그의 관심을 끌어보고 싶어 하는 줄리아 스타일스 취급을 받았기 때문에 알디크는 그냥 친구들의 말에 적당히 맞장구를 칠 수 밖에 없었다. 카르마가 치고 다니는 사고를 넌덜머리나게 들으며, 졸업만을 기다리고 있던 차였다.
매해 열리는 자선구호사업의 일종인 키싱부스도 사실 알디크가 상관할 바가 아니었다. 그의 친구인 제레미가 잠깐 화장실을 다녀올 테니 누가 돈 훔쳐 가지 않나 좀 지켜봐달라는 부탁만 아니었으면, 키싱부스 근처에도 안 갔을게 분명했다. Close팻말을 걸고 핸드폰을 하고 있는데 누가 판넬을 두드렸다. 잠깐 화장실 갔어, 기다려. 핸드폰에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로 대꾸했음에도 두드리는 소리는 끊이질 않았다. 짜증에 알디크가 고개를 들자마자, 멱살이 잡혀 끌려 올라갔다.
채 거부를 하기도 전에 입이 충돌했다. 키스라기보단 충돌이라고 표현하는 게 맞았다. 고통에 반사적으로 알디크의 입이 벌어졌다. 그리고 상대는 그 타이밍을 놓치지 않았다. 두꺼운 혀가 알디크의 입안으로 파고들었다. 그제야 정신을 차린 알디크가 두손으로 밀어내려 애써보았지만, 어디서 그런 힘이 나는지 도통 밀리지가 않았다. 채 삼키지 못한 타액이 턱을 타고 질질 흘렀다. 결국 알디크가 상대의 혀를 콱 깨물어 피를 보고 나서야 키스가 끝났다. 핏물을 손등으로 닦은 카르마가 주머니에서 돈다발을 꺼내 키싱부스 위로 던지며 웃었다.
자기야, 아직 900달러정도 남았는데 그건 몸으로 갚을래?
좆까. 이 미친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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