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ul [화DIO] Blank 늘 마감하는 사람 2015. 4. 9. 20:41 ts 주의접기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4FSAa 쏟아지는 깃털은 함빡 젖었다. 울음 섞인 비명소리가 온 저택을 울리고, 너덜해진 옷을 입은 채 허겁지겁 현관문을 계단을 내려오는 남자에게 카쿄인은 외투를 건넸다. 남자는 덤덤한 카쿄인의 표정을 보고 무언가 쏘아붙이고 싶은 얼굴이었으나 거칠게 옷을 잡아챌 뿐이었다. 문을 열자 매캐한 냄새가 정원을 메웠다. 남자는 불타는 자신의 롤스로이드를 망연자실하게 바라봤다. 남자의 등을 떠밀어 내보낸 뒤 문을 걸어 잠군 카쿄인은 전화기를 들어 택시를 불렀다. 저 남자에게는 택시도 과분했다. 훌쩍거리는 소리는 다가갈수록 잦아들었다. 방에 들어가니 엉망이 된 DIO가 두 다리를 끌어모으고 히죽이고 있었다. 화내던? 멍청하게 서있던데요. 아 짜증나, 걔는 어쩜 끝까지 재미가 없니. 손톱을 씹어대던 DIO는 신경질적으로 머리를 흐트러트리다 다가선 카쿄인에게 팔을 뻗었다. 거의 저만한 키의 DIO를 카쿄인은 익숙하게 안아들고는 욕실로 향했다. 욕조에 앉히고 물을 받은 후 직접 옷을 벗겼다. 속옷에 손을 댈 때에는 미묘하게 입술을 깨물며 얼굴을 굳혔지만 멈추지는 않았다. 그러나 DIO는 그런 그의 미묘한 표정변화를 눈치 챘는지 매섭게 뺨을 갈겼다. 죄송합니다. 카쿄인이 즉시 사과했고 DIO는 짜증스럽게 카쿄인의 뺨을 쓸며 속삭였다. 나를 속이려면 좀 더 교활해지도록 해. 카쿄인은 DIO가 역겨웠다. 능숙하게 연기하다가도 이따금씩 DIO의 맨몸을 볼 때면 헛구역질을 하곤 했다. 지독한 여자. 카쿄인은 건조하게 DIO의 몸에 거품을 내었다. DIO의 가느다란 목둘레에는 첫사랑이 남긴 성흔이 선명했다. 첫사랑을 제 손으로 죽였다며 깔깔대던 DIO의 웃음소리가 아직도 선연했으나, 그녀는 그때 분명 젖어있었다. 연민이 카쿄인의 발목을 붙잡았다. 너 발기부전이야? 갑자기 몸을 바싹 붙여오며 속삭이는 DIO는 분명 유혹적이었다. 눈부신 금발은 젖었고 장밋빛 홍채 위로 가지런한 금빛 속눈썹이 반짝였다. 사이렌이나 흡혈귀가 실재한다면 꼭 여인과 같은 형상이었으리라. 카쿄인은 샤워기로 거품을 씻어내며 답했다. 저는 당신을 사랑하지 않습니다. 사랑과 성욕은 달라. 당신에게 욕정하길 바라십니까? 그 물음에 DIO는 잠시 망연한 표정을 짓다가 샐쭉 웃었다. 이내 물기를 닦아내고 지방시의 검은 새틴 드레스를 입혀준 카쿄인은 DIO의 머리를 빗겨 내렸다. 우아하게 틀어올려 쇼메의 티아라를 꽂은 뒤, 손수 입술을 발라 주었다. 눈동자만큼이나 선명한 붉은색이 꽃피기가 무섭게 카쿄인의 입속으로 삼키어졌다. 피가 나도록 카쿄인의 혀를 짓씹던 DIO는 그의 찌푸린 미간을 좋아했다. 격정적인 입맞춤은 몇 번의 흐트러짐과 함께 끝이 났다. 오늘 저녁식사에는 너를 초대하지. 참으로 악랄하고, 매혹적인 여자였다. 여인의 눈꼬리 끝에 입맞춤을 남기고, 카쿄인은 굴복을 위한 몸단장을 준비해야 했다. 마침내 기묘하고도 관능적인 주종관계의 마침표가 찍혔다. 접기 저작자표시